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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료20] 소풍 가는 날 / 조정숙<독서심리지도사, 시치료>

독서심리지도사010-2788-3025 2019. 11. 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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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이 방실방실 웃는 날

오리 가족이 소풍가요

 

엄마오리는 앞에서 뒤뚱뒤뚱 걸어가고

아기 오리들이 쫄랑쫄랑 따라가요

 

아기 오리들이 풀숲에서

숨바꼭질하며 신나게 놀고

엄마 오리는 산책을 해요

 

아파트 그림자가 길어졌어요

그런데 아기 오리들이 보이지 않아요

숨바꼭질하던 풀숲에도 없고

엄마 오리는 아기 오리들을 찾아다녀요

아기오리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때 멀리서 아기 오리들이 다급하게 엄마 오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엄마 오리는 허둥지둥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어요. 아기 오리 한 마리가 오리새 우거진 곳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엄마 오리는 아기 오리 발에 걸린 오리새를 모두 떼어내고 놀란 아기 오리를 꼭 안아주었어요.

 

노을이 집으로 가는 오리 가족을 보고 빙그레 웃고 있어요.

 

나를 치유하는 여행-용서를 구하는 방법 / 조정숙

 

가끔은 남의 편인 당신

언젠가

내가 당신을 가르치려 한다고 말했지요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이들 수업하던 습관이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것 같아요

그때는 잘 몰랐는데

당신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미안해요

나를 용서해 줄 수 있어요?

 

사랑하는 아들

군대 갔을 때

면회 간다고 약속하고

대학 동문들과 남도를 거쳐 선운사로

100회 문학기행 가느라

면회 못 가서 정말 미안해

많이 기다렸을 텐데...

나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사랑하는 딸

내가 서운하게 한 거 있느냐고 물었을 때

언젠가 오빠만 좋아해서 속상했다는

네 말을 듣고 지난날을 돌아보았단다

나는 너랑 네 오빠를

차별 안 한다고 다짐했는데

어쩌다 무심코 한 내 말과 행동이

너를 힘들게 했다면 미안하다

앞으로 아들딸 차별 안 하도록 노력할께

나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여름을 그리다 / 조정숙

 

유난히 더웠던 8월

그림 그림 더위를 잊었다.

 

수채색연필은

낯선 사람처럼 까칠하고

유성색연필은

당신처럼 다정하다

 

서툰 솜씨로 그린

수풀에서

오리들이 헤엄치고

숨바꼭질 하는 고덕천

 

여러 가지 색으로

촘촘히 덮으니 답답하고

듬성듬성 지우니

마음에도 여백이 생긴다

 

태풍이 지나가고

풀이 누워도

아프트 그림자 길어지듯이

어제도 오늘처럼

끝없이 흘러가는 고덕천 이야기

 

완두콩 / 조정숙

 

언니 생각에

놓친 콩알 하나

데굴데굴 굴러가네

 

초록 내음에

콩 까는 재미가 쏠쏠

마음은 고향으로 달려가네.

 

 

이사 하던 날 / 조정숙

 

자전거가 없어졌다

 

이사하고 저녁에 가보니

난생 처음 경품으로 받은

3,000리 자전거

비닐도 벗기지 않았는데

 

아들이 타던 자전거와

쇠줄로 단단히 묶고

자물쇠도 걸었는데

누구 소행인지 궁금하다

 

남편이 쓰는 공구함 자물통까지

절단하고 뒤진 간 큰 00

 

법으로 하면 해결될까

도난 신고부터 해야 하나

가슴이 쿵쾅거리고 무섭다

 

가을 / 조정숙

 

가지 끝에 매달려

붉게 물든 감

노을 한 줌 훔쳤나보다

 

죄와 벌 / 조정숙

 

TV뉴스를 보면서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유람선을 타고 여행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평생 탑승금지

아이티섬 근처를 항해하던 크루즈 얼루어호를 타고 여행하던 한 여인이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자기 자신을 찍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 아찔해서 눈을 돌리고 귀만 쫑긋 세웠다.

그녀가 셀카를 찍기 위해 난간을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는 유람선이나 크루즈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평생 탑승금지'라는 벌을, 크루즈를 같이 타고 여행하던 지인들은 그녀와 동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도 다음 항구에서 내려야했다. 그녀가 난간에 매달린 장면은 다른 탑승객들의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영상이 공유됐다는데 그 영상을 보고 그녀는 만족했을까

 

자기 생명을 담보로

죽음을 무릎 쓰고

그녀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크루즈 측은 "발코니 난간에 올라 사진을 찍기 위해 위험한 포즈를 취한 승객이 있어 향후 어떠한 배도 이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며 "내외부 난간에 오르거나 앉거나 서는 모든 행위는 투숙객의 안전을 위해 허용되지 않는다"고 그녀가 왜 '평생 탑승금지'를 당했는지 이유를 설명했다.

 

 

 

독서심리지도사 자격증 문의: 010-2788-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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